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첫 심리 변화
둘째가 태어나는 순간, 첫째의 세계는 이전과 달라진다. 부모의 관심이 나누어지고, 집 안의 일상이 변화하며, 익숙했던 관계의 질서가 흔들린다. 첫째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밀려났다고 느끼며 불안과 혼란을 경험한다. 이는 단순한 ‘질투’가 아니라 애착 대상의 재조정 과정이다. 아동의 정서 발달에서 애착은 안전감의 근본이 되는데, 새로운 아기가 등장하면서 그 기반이 잠시 흔들린다. 따라서 첫째가 툭툭 치거나,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퇴행적 행동(손가락 빨기, 아기말 사용 등)을 보이는 것은 부정적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나도 여전히 사랑받고 싶은 존재”라는 메시지로 이해해야 한다.
첫째의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 기회 주기
신생아를 맞이하는 가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첫째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는 것이다. “동생을 사랑해야지”, “이제 언니니까 참아야지” 같은 말은 오히려 감정을 억압하게 만든다. 부모는 아이가 질투를 느끼는 것을 정상으로 받아들이고, “동생이 와서 마음이 서운했구나”처럼 감정을 언어화해주는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이는 감정의 방향을 바꾸는 강력한 첫걸음이다. 또한, 동생 돌봄 과정에 첫째를 ‘조력자’로 참여시키면 소외감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기저귀 가져다줄래?” “아기한테 노래 불러줄까?”처럼 작고 구체적인 역할을 맡기면 아이는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돌보는 존재’로 인식한다. 부모가 “덕분에 아기가 편해졌네”라고 긍정적 피드백을 주면, 첫째의 자존감은 회복되고, 질투는 책임감으로 전환된다.
신생아 중심이 아닌 ‘관계 중심’ 일상 만들기
둘째 출생 후 가정의 모든 관심이 신생아에게 집중되면 첫째는 존재감을 잃는다. 따라서 부모는 의식적으로 1대1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단 10분이라도 아이와만 함께 있는 ‘전용 시간’을 갖는 것이 핵심이다. 그 시간 동안에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을 마주치며,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동생을 돌보는 중에도 “지금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지만, 네 이야기를 듣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자주 전달해야 한다. 물리적 시선은 둘째에게 향하더라도 정서적 초점이 여전히 자신에게도 닿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이런 일관된 언어와 행동은 첫째의 내면에 **‘관심이 사라진 게 아니라 나눠진 것’**이라는 안전감을 심어준다.
사랑이 줄어든 게 아니라 나눠진 것
형제가 생기며 느끼는 질투는 피할 수 없는 정서적 성장통이다. 하지만 그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이해받고, 참여의 기회를 얻을 때 아이는 경쟁 대신 협력을 배운다. 부모가 ‘누가 더 중요하냐’의 문제를 넘어, 각자의 마음을 인정해주는 태도를 보인다면 질투는 점차 애정의 다른 형태로 변한다. 결국 두 아이가 함께 자라며 배우는 것은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사랑이 나눠져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